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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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은 단순한 ‘문화 소비 주체’가 아니다.
— 상업성 중심의 ‘대표 공연콘텐츠 지역유통 지원사업’의 시혜적 관점을 비판하며, 예술의 공공성과 지역 생태계 회복을 촉구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예산안에서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명목으로 ‘공연·전시 지역 순회 확대’ 예산을 1,052억 원 규모로 대폭 편성했다. 문체부는 이를 “우리 동네에도 이게 오네!”라는 슬로건을 앞세우며, 이미 중앙에서 흥행과 시장성이 검증된 콘텐츠를 지역에 투입하는 사업을 핵심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약 140억 원 규모의 ‘대표 공연콘텐츠 지역유통 지원사업’처럼 흥행작 중심의 대형 콘텐츠를 일회성으로 배포하는 방식은 심각한 한계를 드러낸다. 이는 문화정책의 중심을 ‘지역 문화 자립’이 아닌 ‘상품의 일회성 유통’으로 치우치게 만든다. 중앙의 성공작을 시혜적으로 내려보내는 구조는 지역 주민을 자율적인 삶의 주체가 아닌 단순한 ‘문화 소비자’로 길들이며, 지역 현장을 거대 상업 자본과 중앙 콘텐츠의 소비처로 전락시킬 위험이 크다.
물론 기초예술 분야에서도 작품이 청중과 만나고 유통되는 건강한 생태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흥행에 성공한 콘텐츠와 경제적 수치로만 가치를 입증하려는 정책 체계 속에서는 지역 예술인의 삶과 실험적 예술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예술은 단순한 시장의 경쟁 논리나 단기적 경제 효율성만으로 그 가치를 다 평가할 수 없다.
지금 지역 예술 생태계에 정작 필요한 것은 1년 단위의 단기 성과를 압박하거나 일회성 대형 공연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다. 지역의 역사, 타자와의 연대, 그리고 주민의 삶과 얽히며 끊임없이 가치를 창출해내는 ‘창작 과정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지역의 문화 자치는 중앙정부가 내려보내는 일회성 상품 소비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부는 예술을 시장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시혜적 정책을 중단하고, 지역 예술인과 주민이 주체가 되는 공공의 예술 생태계 조성으로 정책 기조를 완전히 전환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2026년 8월 23일
사단법인 경기민예총 정책위원회